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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간다.

가을뜨락(선) 2011. 2. 20. 00:07

친구가 내 사진에다 시 한편을 썼다

 

                바람이 간다.
                파도를 싣고와 던져놓은 자리에는
                진한 소금물 되어 
                수많은 아픔으로 쩌들어 가고
                가슴 저리는 숱한 애끓는 이야기들이
                바위의 모서리를 깎았다.
                바람이 간다.
                네가 머물며 흔들어 놓은 자리에
                언제 다시 설 수 있으려나
                동백의 꽃잎은 아직도 피기 이른데...
                다시 설 때는
                이런 저런 아픔이 바람타고 날려가고 없으려나
                그물치던 손끝의 아픔도
                바위속 들추던 두꺼운 손까풀도
                그리고
                바위에 서성이던 이 마음도 
                동백피고 엷은 바람이 불면
                아픔이야 작은거라도 날려가 버릴까
                바람이 간다.
                네 곁에 내가 서성이며 간다.